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자동차 시장 판매 성장세를 주도해 온 신흥시장의 성장세가 최근 들어 큰 폭으로 둔화되거나 하락세가 예상돼 자동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자동차 시장 회복세를 이끌었던 신흥시장의 변화 여부에 따라 글로벌 자동차 업계 전략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올 7월까지 8개월 연속 월별 판매량이 마이너스 성장했다. 특히 올 7월까지 승용 및 RV 차량 누적 판매량(145만9000대)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나 감소했다. 이는 전반적인 자국 경제 여건 부진과 함께 SUV 소비세 인상, 디젤유 가격 인상, 주요 업체의 전략 모델 부진 등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도 경기 부진과 물가 상승 여파로 5개월 연속 판매가 감소했다. 올 7월까지 러시아 자동차 판매량은 156만8000대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6.2% 줄어들었다. 러시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4분기부터 판매 증가율이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최근 5개월 간 판매가 연속으로 감소하는 등 부진이 심화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폴크스바겐, 르노-닛산, GM 등의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 생산하는 물량을 줄이고 인근 국가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브라질 시장은 올 상반기까지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판매는 증가하는 디커플링 현상이 지속됐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하락세로 반전할 전망이다. 특히 내년 이후 공산품세 인하 정책이 종료되면, 자동차 판매 부진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신흥시장에서의 완성차 업체 간 판매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센티브 경쟁, 할부금융 강화 등 판촉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는 “브릭스 및 아세안 국가를 포함한 신흥 시장은 세계 자동차 시장의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신흥시장의 성장세 변화는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며 “이들 시장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토대로 시나리오별 대책을 수립하고 글로벌 생산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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