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도깨비’(5) 인간을 사랑한 도깨비와 저승사자, 평범한 사랑의 기쁨이 각인된다

발행일자 | 2016.12.18 02:59

이응복 연출, 김은숙 극본의 tvN 금토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도깨비'(이하 ‘도깨비’) 제5회는 사랑 표현에 적극적인 인간 유인나(써니 역)와 김고은(지은탁 분)에 비해 사랑에 숙맥인 신 이동욱(저승사자 역)과 공유(도깨비 김신 역)가 만들어내는 이야기가 재미를 준다.

과거에는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하는데 주저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금세 사랑에 빠진다는 뜻의 금사빠가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말도 제대로 못하는 떨리는 모습은 오히려 현대 사회에서는 사랑에 대한 판타지를 준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에서 공유와 이동욱은 과거로부터 이어진 캐릭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척 잘생긴 두 사람이 사랑 앞에서 주저하고 어색해하는 모습은, 그들을 더욱 사랑스럽고 귀엽게 보이도록 만든다. 신이 귀엽다니? 너무 발칙한 표현인가?

◇ 인간에게 마음을 빼앗긴 도깨비와 저승사자, 평범한 사랑의 기쁨을 알게 한다

마음을 빼앗긴 도깨비와 저승사자, 연애에 숙맥인 공유와 이동욱, 이들의 모습을 보며 오히려 평범하게 살며 만나서 사랑하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된다. 너(김고은)을 위해 헤어지겠다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공유는 무척 인간다운 면을 보여 준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사랑을 할 때 비슷한 생각을 해 본 사람은 많을 것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런데, “예쁘게 웃는 너를 위해 내가 해야 하는 선택, 이 생을 끝내는 것”이라는 공유의 진지한 독백은 다른 분위기로 받아들여진다. 같은 내용인데, 인간적인 면모로 보이기도 하고, 진정한 사랑을 위한 선택으로 보이기도 하게 만든 연출이 돋보인다. 이런 다양한 시야에서의 표현은,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암시나 복선이 될 수도 있고, 반전이 준비돼 있다면 그 반전을 촘촘하게 채우는 역할을 한다.

“여기 있잖아. 니 남친, 여기 나!”라고 말하고 급 쑥스러워진 공유의 모습은 정말 귀엽게 보인다. 김고은이 도깨비 신부이기에 자신이 남편인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도 남친이라는 단어에 쑥스러워하는 것은 흥미롭다. 마음이 생기면 어색해지는데, 그 어색함은 잠시라는 것은 지나야 알 수 있다는 것은 실생활에서의 진리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직접적인 표현과 질문, 유인나와 김고은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드는 적극성

사랑에 적극적인 유인나는 통통 튀는 매력을 발산한다. 시크하지만 감정에 솔직한 모습은 그녀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레스토랑이 멋지면 어떡해? 남자가 멋져야지. 끊어, 졸려”라고 전화로 김고은에게 말하기도 한다.

유인나의 대사를 들으면 주위가 환기되는데, 곱씹어 보면 정말 주옥같은 멘트들로 이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는 분량도 많지 않고 대사도 많지 않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존재감을 발휘할지 기대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아저씨, 나 사랑해요?”라고 직접적으로 공유에게 물어보는 김고은은 “내가 그렇게 싫어요?”라고 도깨비 앞에서도 당당하게 확인하는 여성상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김고은의 적극적인 질문에 공유와 시청자 모두 당황했는데, 그 질문은 상대를 곤란에 빠트리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자기방어라는 것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직접적인 표현과 질문을 하는 유인나와 김고은의 적극성은, 그녀들을 더욱 사랑스럽게 만든다. 도깨비와 저승사자 앞에서 주눅 들거나 너무 고분고분했다면 크게 매력적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을 것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공유의 마음이 표현되는 자연현상

공유가 슬플 때 비가 내린다. 내 마음에 비가 내린다는 말은 시적 표현이지만, 공유의 마음에 비가 내린다는 말은 현실이다. 공유의 비처럼, 상대방이 바로 알아들을 수 있게 행동이나 표현 등이 이뤄진다면 어떨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마음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거나, 할 줄 알아도 잘 안 하는 경우가 많다. 하늘에서 비가 오는 것을 보며 공유가 슬퍼한다는 것을 김고은이 바로 알 수 있는 것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말로 듣지 않아도 알 수 있다는 것은 아름다운 판타지일 수도 있고, 오히려 쉽게 좌절하게 만드는 신호일수도 있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공유와 이동욱의 스마트폰 구입은 익숙한 것을 처음 접했을 때의 설레임과 두근거림, 떨림을 떠오르게 한다. 그들에게 떨림은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첫사랑이 마음속에 찾아왔고, 그 첫사랑과의 대화에 스마트폰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도깨비’에서 시각화의 힘은 대단하게 느껴진다. 눈물을 주르륵 흘리는 공유의 모습에 이어, 김고은과 같이 있는 장면에서 공유만 사라진다. 공유가 말로 사라진다고 한 것과 사진에서 아예 없어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사진에서 사라진다는 것은 아예 기억을 지운다는 것이기에 더욱 안타깝게 여겨진다.

‘도깨비’에서 사랑 앞에 마주한 두 남자, 두 여자 모두 사랑스럽다. 그렇지만, 현재의 스토리는 해피엔딩과 새드엔딩이 모두 가능한 상황이다. 아직 갈 길이 먼 드라마에서 엔딩을 말하는 것이 이를 수 있지만, 이 드라마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이어지기 때문에 엔딩에 따라 과거와 현재가 소급해 변할 수 있기에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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