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비밀의 숲’(10-2) 스토리텔링 이해를 위해 본방사수는 물론 재방사수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

발행일자 | 2017.07.15 10:00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 제10화는 특임검사 황시목(조승우 분)과 부장검사(박성준)가 적대적인 대립의 관계로 시작해 절묘한 터닝 포인트를 지나면서 마치 처음부터 죽이 딱딱 맞았던 것처럼 케미를 보여주는 반전을 전달했다.

전체적으로 다 이해하고 보면 매 순간 감탄할 만하기도 하지만, 한순간이라도 놓칠 경우 ‘비밀의 숲’은 어렵게 생각될 수 있다. 이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이해를 위해 시청자들이 본방사수는 물론 자발적으로 재방사수까지 해야만 한다고 결정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아보자.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암시와 복선이 너무 많고, 그 연관관계들이 정말 치밀하게 촘촘히 짜여있다

‘비밀의 숲’은 정해진 시간 내에 흘러가는 영상으로 이해하고 감동받는 드라마가 아닌, 자신의 속도대로 음미하고 분석하고 파악하면서 읽는 추리소설처럼 암시와 복선이 강력하게 포진돼 있다.

웬만한 추리소설보다 ‘비밀의 숲’이 가진 암시와 복선의 양과 이중적 암시, 복선 또한 많은데, 그 연관관계들이 정말 치밀하게 촘촘히 짜여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마치 대학원에서 한 학기 수업 교재로 ‘비밀의 숲’을 채택했을 때 화차별로 토론 수업을 열띠게 할 수도 있을 정도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드라마가 사건을 위주로만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심리 위주로만 진행되는 것도 아닌데, 사건과 심리를 밀도 있게 배치해, 편하게 보면서 약간의 머리를 쓰면 되는 정도를 넘어선다.

‘비밀의 숲’은 나무를 보려면 숲이 안 보이고, 숲을 보려면 나무들이 휙휙 지나가 다 놓칠 수도 있는 드라마이다. 디테일이냐 전체적인 면이냐를 선택해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둘 다 커버해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그렇기 때문에 본방사수를 하고 있는 시청자들은 채 본방이 끝나기 전부터 재방 스케줄을 체크하게 되는 것이다. ‘비밀의 숲’은 일관성과 논리성을 가지고 반전을 비롯한 스토리텔링이 이뤄지기 때문에, 나무와 숲을 모두 파악하는 시청자는 오히려 그다음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도 있다.

◇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의 변경이 자주 일어나서, 감정이입한 시청자들의 정서에 혼란을 준다

드라마를 비롯한 예술작품을 정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감정이입이다. 몰입해 감정이입하면 등장인물처럼 같이 울고 웃으면서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몰입해 감정이입한 시청자는 감정이입한 인물의 시야로 바라볼 가능성이 높다. ‘비밀의 숲’은 대부분 조승우(황시목 역)의 시선으로 전개되나, 배두나(한여진 역), 유재명(이창준 역), 이준혁(서동재 역), 신혜선(영은수 역) 등 다양한 사람의 시야가 직간접적으로 계속해서 보인다.

시청자들은 각자가 선택한 한 명에 감정이입된 상태에서 마음과 생각을 공유하다가 다른 사람의 시야로 진행될 때 마음과 정서가 혼란스럽게 되고, 혼란스럽게 느껴지면 어렵다고 생각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리뷰를 써야 하는 입장에서 드라마를 볼 때는 당연히 감정이입을 해 시청자의 입장에서 봐야 하지만 한 인물에만 빠져 있을 수는 없기에, 마음과 생각, 정서의 일부는 감정이입해 있고 일부는 객관적 시야에서 바라봐야 한다.

‘비밀의 숲’는 객관적 시야에서 바라볼 때 더 이해하기 편리한 드라마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객관성을 유지하려고 하면 드라마를 보는 재미는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어쩌면 한 번에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재방까지 봐야 하는 지금 상황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잘 보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비밀의 숲’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메인 주인공인 조승우의 극 중 캐릭터가 감정이 거의 없는 역할이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점에서와 비슷한 면이 있는데, ‘비밀의 숲’의 메인 주인공인 조승우의 극 중 캐릭터는 감정이 거의 없는 역할이라는 점 또한 중요하게 작용한다. 시청자들은 감정 없이 무미건조하게 드라마를 시청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감정 없는 행동을 하는 조승우를 감정을 가지고 보면서 받아들이고 공감하고 공유해야 하는 시청자들은 그 간극 때문에 이질감과 약간의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감정과 정서의 진도가 똑같이 나가지 않으면 어렵다고 느껴질 수 있는데, ‘비밀의 숲’에서 조승우가 맡은 황시목 캐릭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런 일관성을 느끼게 만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어렵다고 느낄 수 있는 조건을 깔고 있는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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