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메르세데스-벤츠에 담합 혐의 과징금 17억원 ‘철퇴’

발행일자 | 2017.09.26 14:54
공정위, 메르세데스-벤츠에 담합 혐의 과징금 17억원 ‘철퇴’

공정거래위원회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딜러사에 과징금 철퇴를 내렸다.

위원회는 승용차 수리비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시간당 공임을 담합한 한성자동차 주식회사, 더클래스효성 주식회사, 중앙모터스 주식회사, 스타자동차 주식회사, 경남자동차판매 주식회사, 신성자동차 주식회사, 주식회사 진모터스, 주식회사 모터원과 담합을 하게 한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주식회사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7억8800만원 부과를 결정했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8개 벤츠 딜러사들은 2009년 상반기에 한성자동차 사무실, 벤츠코리아 회의실 등에서 모임을 갖고, 딜러사의 AS 부문 ROS(매출액 대비 수익률) 향상을 위해서 시간당 공임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한성자동차, 더클래스효성, 중앙모터스, 스타자동차, 경남자동차판매, 신성자동차, 진모터스, 모터원 등은 우리나라에서 벤츠 승용차 판매와 수리 서비스업을 동시에 하고 있는 벤츠 공식 딜러사들이다.

이들은 정기 점검(maintenance), 일반 수리(general repair) 등의 대가로 딜러사들이 벤츠 차주에게 공임을 청구할 때 적용되는 C계정 시간당 공임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벤츠코리아는 2009년 1월경부터 딜러사들에게 공임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모임 구성을 제안하면서, AS 부문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공임 인상액 결정을 위한 관련 재무 자료 제출을 딜러사들에게 요청했다.

이를 토대로, 벤츠코리아는 2009년 5월 말에 딜러사들과 모임을 갖고 시간당 공임의 인상 방법, 인상 금액, 인상 시점 등 공임 인상을 위한 구체적인 사항을 딜러사들에게 공표했다.

이에 따라서 8개 벤츠 딜러사들은 2009년 6월에 C계정 시간당 공임을 일제히 인상했다.

공정위는 8개 딜러사들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수리 서비스업을 하지 않아 공임 매출액이 존재하지 않는 벤츠코리아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정액 과징금 13억2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은 공임의 책정과 관련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딜러사간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결과로 사료된다”고 해명했다.

회사 측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다임러 본사는 딜러들에게 워런티 및 보증서비스 기간 내 공임을 지급해야 하는 당사자”라면서 “공임 인상을 주도할 동기나 담합 행위를 교사한 사실이 없으며, 오히려 공임 인상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권장 공임 가격을 제시했을 뿐 실제 소비자 가격 책정은 개별 딜러들이 자유롭게 독립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벤츠 측은 “AS 커미티는 딜러사들과 AS 서비스 품질 개선과 경영 효율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고, AS 커미티 외에도 세일즈 커미티나 마케팅 커미티, 사회공헌위원회 등 다양한 조직이 운영되고 있다”면서 “일반적으로 소비자는 가격이 아닌 거주지 근접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서비스센터의 선택을 결정하며 일반 정비업체를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전국의 공식 서비스센터간 반 경쟁적 행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공정위는 “수입 자동차 시장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벤츠 측은 “상위 법원에 항소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공방이 당분간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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