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영화]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1) ‘바구니 소녀’ 색감이 뛰어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발행일자 | 2017.10.05 09:30

수레쉬 에리얏 감독의 ‘바구니 소녀(The Basket)’는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17) 국제경쟁 섹션의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대화가 거의 없이 동작으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 작품인데, 긍정적인 희망과 처절한 현실을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아름다운 색감을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 아름다움 속에서 처량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감독의 내면에는 미래를 밝게 보려는 긍정적인 마음과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가 함께 있다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대화가 거의 없이 동작으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작품

‘바구니 소녀’는 대화가 거의 없이 동작으로 스토리텔링이 이어지는데 마치 마임을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무성 영화는 아니고, 배경음악과 음향효과는 적절하게 배치된다. 시계가 깨지는 소리는 무척 실감 나게 표현되며, 조용한 방안과 교통소음이 심한 외부의 급격한 변화를 줘 대화가 없이도 소리의 입체감을 전달한다.

대사가 없기 때문에 어른들은 크게 반기지 않을 수도 있고, 움직임과 소리 자체에 민감한 아이들의 경우 여러 번 반복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흥미로운 작품이다. 어린이 공연에서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 어린이들은 관찰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소리와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호응하지만 대사가 늘어나면 지루해 한다.

어른들은 반대로 디테일한 동작이나 소리는 그냥 넘어가고 대사로 이어지는 스토리텔링에 더욱 관심을 가지기 때문에, ‘바구니 소녀’에서 몇 마디의 대사가 있다면 더욱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Stop Motion Animation)

‘바구니 소녀’는 각 장면의 동작을 약간씩 변화해 사진으로 찍어서 연결해서 동영상으로 만든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이다. 그렇기 때문에 움직임은 연속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단절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2D 애니메이션이 평면 회화를 그려 그 그림들을 연결해 동영상으로 만든 것이라면,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은 설치미술을 사진으로 촬영해 동영상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동작 하나하나에 수작업이 필요하다.

약간의 움직임은 인형의 모습을 변화해 촬영할 수 있지만 다양한 동작과 표정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인형을 수작업으로 만들어야 하기에, 초기 영화 형태, 초기 애니메이션 형태를 간직하고 있는 재미를 ‘바구니 소녀’는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바구니 소녀’ 스틸사진. 사진=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 제공>

◇ 색감이 뛰어난 작품, 디테일이 살아있는 작품

‘바구니 소녀’는 아름답게 보이기도 하고 처량하게 보이기도 하는 작품이다. 아름답지만 처량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리 위안을 줄 수 있는 작품이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서 실사 영화가 표현할 수 있는 디테일을 잘 살리고 있다.

실내의 모습은 정말 디테일하게 표현돼 있는데, 바닥 색깔, 나무색의 표현 등이 돋보이고, 소녀의 머리카락의 움직임이나 나무 바구니의 디테일은 2D 애니메이션에서는 경험하기 힘든 보는 즐거움을 준다.

‘바구니 소녀’는 몇몇의 스틸사진으로 엽서를 만들어서 간직해도 좋을 만큼 미적으로도 훌륭하다. ‘바구니 소녀’에 활용된 디테일과 색감은, 장편 애니메이션에 활용됐을 때 더욱 빛을 낼 수 있을 것이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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