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10) 차은우의 양가감정, 임수향의 양가감정

발행일자 | 2018.08.31 01:09

최성범 연출, 최수영 극본,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10회까지 이야기 속에서 임수향(강미래 역)과 차은우(도경석 역)의 양가감정(兩價感情, ambivalence)은 주인공의 심리상태를 알려주면서 스토리텔링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양가감정은 두 가지 상호 대립되거나 모순되는 감정이 공존하는 상태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이다. 미워하면서도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거나, 적으로 대하면서도 같은 편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 대표적인 예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차은우의 양가감정 : 엄마에 대한 양가감정, 아빠에 대한 양가감정, 곽동연에 대한 양가감정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초반에 가장 내면을 알 수 없었던 인물을 뽑자면 당연 차은우일 것이다. 그 이유는 시크하고 도도하게 행동하면서,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명쾌하고 쿨하고 단호할 것만 같아 보였던 차은우의 내면이 복잡하다는 것은 회차를 거듭하면서 점차 드러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양가감정은 눈에 띄고 양가감정을 가진 대상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은 더욱 흥미롭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차은우는 드라마 초반에 엄마인 박주미(나혜성 역)를 미워하고 만나는 것조차 거부하면서도 엄마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어 했었다. 차은우가 엄마를 미워하게 된 이유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차은우는 급격하게 마음을 풀기 시작했는데, 표면적으로 저렇게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떻게 저렇게 금방 좋아질 수 있냐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원래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오해가 풀렸기 때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차은우는 엄마가 떠난 후에도 아빠인 박성근(도상원 역)이 본인과 동생을 잘 뒷받침해주고 있다고 생각했었다가 엄마를 모함한 것이 아빠라는 것을 알게 된 후, 가출을 감행하면서 아빠에게 적대적 마음을 가진다. 그렇지만, 차은우의 행동을 보면 치를 떨 듯 싫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볼 수 있는데, 아빠가 사과를 해 다시 옛날처럼 돌아가고 싶은 양가감정이 있기 때문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차은우가 현재 가장 큰 양가감정을 느끼는 대상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곽동연(연우영 역)이다. 같은 학과 조교이자 합리적인 형이면서, 임수향을 같이 좋아하는 라이벌이기 때문이다.
 
곽동연의 집에 들어와 같이 살게 되면서 차은우는 곽동연에 대한 동질감과 라이벌 의식을 더욱 강하게 느끼는데, 곽동연 또한 차은우에 대한 양가감정을 드러내면서 스토리텔링상 재미있는 전개를 만들고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 임수향의 양가감정 : 차은우에 대한 양가감정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에서 임수향의 꿈은 최고의 인기남인 얼굴천재와 사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성격을 지닌 성형한 것을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남자였다.
 
그렇기 때문에 차은우가 본인에게 관심과 애정을 표현할 때도 자신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니라고 애써 외면하려고 했지만, 절대 차은우가 싫은 것은 아니고 차은우와 잘 지내고 싶은 마음 또한 가지고 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조우리(현수아 역)가 차은우와 친한 척하는 장면에서 임수향의 질투를 볼 수도 있고, 차은우가 잘해주면 “다정하게 왜 이래? 정말”이라고 하기도 하면서 양가감정을 드러낸다.
 
임수향의 양가감정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이야기가 흘러갈 수 있게 만든다. 차은우는 임수향에 대해 양가감정을 가지지 않고 직진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차은우까지 임수향에게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면 이야기는 답답하게 흘러갔을 가능성이 많고 짜증내는 시청자들이 늘어났을 것이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스틸사진. 사진=JTBC 방송 캡처>

거절하지 못하는 임수향은 그것을 악용하는 조우리에 대해서도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10회에서 임수향은 조우리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하며 더 이상 양가감정을 가지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임수향이 조우리에 대한 마음을 정했다는 것은, 차은우에 대한 마음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게 만든다. 차은우는 그것에 대해 바로 화답할 것인데, 그렇게 될 경우 곽동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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