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10) 의학 드라마 본질에 충실한 시간

발행일자 | 2016.12.17 23:29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10회는 6중 추돌사고 현장을 목격한 동주(유연석 분)와 서정(서현진 분)이 구급대와 함께 부상자들을 구하려는 활약을 담고 있다. 이번 방송은 시대정신을 별도로 언급하지 않고, 의학 드라마 본질과 핵심에 더욱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 의학 드라마 본질에 충실한 시간

‘낭만닥터 김사부’에서의 6중 추돌사고는 뉴스에서 보던 연쇄 충돌사고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아이를 태울 때 카시트 사용의 중요성도 실질적으로 깨닫게 되고, 의사와 119 응급구조 요원의 활약을 통해 사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려준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의학 드라마 본질에 충실히 집중한 시간인 제10회를 포함해, 이 드라마는 의사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김사부(한석규 분)를 미화된 캐릭터라고 삐딱하게 보는 사람도 있지만, 시대가 바라는 의사상이다.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배경음악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배경음악은 말 그대로 배경으로 작용하는 음악으로, 신경 써서 생각하지 않으면 음악이 나왔는지 아닌지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배경이 되는 음악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드라마에서 위험한 상황이 긍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을 배경음악은 알려준다. 동주와 서정의 꽁냥꽁냥한 설레임의 달콤함에도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배경음악을 잘 들어보면 제작진이 그 장면에서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뉘앙스를 알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의사를 계속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을 반복해서 던진다. 김사부가 동주에게 질문을 던지고, 미스터리한 여인 우연화(서은수 분)도 동주에게 질문을 던진다. 의사를 왜 계속하는지, 그만두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는지. 계속적인 질문에 시청자들도 답을 생각하게 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신념과 사명감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입으로 떠드는 것과 진짜 아는 것의 차이에 대해 짚고 넘어간다. 디테일에 강한 이 드라마의 제작진은 실체적인 면을 빠트리지 않는다. 이 드라마가 판타지적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청자들이 밀착해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이런 디테일이다.

6중 추돌사고라는 더 큰 위기 앞에서 그간의 갈등이 보류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그 이전의 갈등은 잠시 휴지기를 거쳐 다시 도약하며 커질 수 있다. 더 큰 강렬함을 통해 완급조절을 하는 점이 주목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원칙은 누구를 위한 원칙인가? 합리적인 원리와 근거에 입각한 원칙인가?

원칙과 지침은 정하는 것이다. 어떻게 정하냐에 따라 달라진다. 현실을 무시한 지침은 횡포라는 메시지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비난받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원칙을 지키려는 사람은 왜 비난을 받아야 할까 궁금할 수 있다. 원칙의 근본을 제대로 모르고 정해진 대로만 따라가려 하기 때문이다.

수학공식은 그 자체로 절대 진리가 아니라 공식이 나오기 전 원리와 가정을 근거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것을 의외로 많은 사람들은 모른다. 공식만 외운 사람이 응용문제를 풀 수 없는 것은 더 근본적인 원리와 공식을 유도하기 위한 조건인 가정을 모르거나, 원리와 가정이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르기 때문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돌담병원의 미친 고래 닥터 윤서정이 서서히 귀환해 기쁨과 호기심을 전달한다. 미친 고래의 귀환은 ‘낭만닥터 김사부’가 윤서정 공식에서 윤서정 원리, 윤서정 초심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김사부가 말하는 그의 구역에서의 유일한 원칙은 ‘살린다. 무슨 일이 있어도 살린다’이다. 이 원칙은 원리와 조건, 가정에 대한 설명 없이도 와 닿는다. 보편적인 기준의 공감이 주는 힘은 대단하다.

◇ 사건을 집중해 다루면서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

이번 회를 보면 급박하게 돌아가는 사건 속에서도 사람들의 표정을 통해 내면 표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객관적인 다큐멘터리처럼 사건에 집중하면서도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은 무척 돋보인다. 서현진의 고백은 이런 분위기를 명확하게 증명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의 제작진은 의학 드라마를 만들면서 의학적 테크닉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시대정신을 중요하게 여기며 스토리텔링을 진행해 왔다. 두세 가지 기본 축을 동시에 끌고 나가는 시나리오의 치밀함을 느낄 수 있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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