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12) 흔들린 동주, 추락을 딛고 일어날 것인가?

발행일자 | 2016.12.18 00:17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12회는 회유를 위한 파격적인 제안에 흔들린 동주(유연석 분)의 모습을 전회보다 더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추락한 동주는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이번 회 제목은 ‘비등점’이다.

액체가 기체가 되기 위해 끓기 시작하는 온도인 끓는점이 비등점이다. 끓고 있는 액체는 온도가 변하지 않고 일정 부분 유지되는데, 이는 흡수된 열이 액체 분자 간의 인력을 끊고 기체로 상태변화를 하는데 사용되기 때문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따라서 비등점은 온도가 숫자로는 변하지 않지만, 어떤 온도보다도 많은 내적 변화가 일어나는 온도이다. 이번 회에서는, 흔들리며 부글부글 끓고 있는 동주의 내적 변화와 만나게 된다.

◇ 제안에 흔들리는 동주, 생략된 시대정신

‘낭만닥터 김사부’는 이전에도 시대를 언급하지 않은 적이 있고, 6중 추돌사고가 있었던 제10회에도 시대정신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 드라마는 시대정신을 언급하지 않고도 충분히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때는 생략하는 유연성을 발휘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제12회에는 시대정신을 정의하는 동주의 내레이션이 없다. 대신, 동주는 흔들리며 추락하는, 이전과는 다른 면을 보여준다. 처음에 너무 쉽게 흔들리는 것은 다시 돌아온다는 메시지로 느껴지기도 하지만 동주의 흔들림에 다소 놀라게 된다.

시청자들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시대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탁월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유연석의 목소리로 시대정신을 부르짖고, 유연석의 모습으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면 시청자들은 적잖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을 수도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김사부에게 가해진 외부의 시련이 동주에게 본격화되는 것은 동주가 김사부가 간 길을 따라갈 수 있는 개연성 부여한다. 그런데, 드라마는 결국 기존의 기성세대 사람들과 같은 행동을 한 동주의 모습을 부각해 시청자들까지도 흔들어 놓는다.

동주가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혹시 그럴 수도 있다는 의심과 흔들림을 공존하게 만든다. 서정(서현진 분), 김사부(한석규 분)를 비롯한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흔들리는 동주를 보며 같이 흔들릴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이 드라마는 절대선과 절대악의 대결이 아니다. 누구나 흔들릴 수 있고 누구나 잘못할 수 있는 세상에서, 정의를 찾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담고 있다. 인물 설정이 작위적이라는 의견과 무척 현실적이라는 의견이 모두 나올 수 있도록 캐릭터가 설정돼 있다. 시청자들이 이 드라마에 열광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 거대병원에 모습을 드러낸 김사부

김사부가 거대병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공간의 이동으로 이야기의 새로운 확산 혹은 집중을 보여준 ‘낭만닥터 김사부’의 후반부 이야기가 어쩌면 돌담병원에만 머무르지 않을 것이라는 암시일 수도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김사부는 거대병원에 모습을 드러냈고, 속마음도 드러냈다. 한정된 공간과 마음에서 더 크게 뻗어나가려는 것이 아닌가 기대하게 된다. 중간중간 잠깐씩 드러내기는 했지만 후배를 진정으로 챙기는 마음을 행동으로 선보인 김사부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동주의 몰락에 대해 회를 넘기지 않고 마무리한 점은 정말 훌륭한 선택으로 생각된다. 특히 짝수 회는 다음 방송까지 일주일을 기대려야 하므로, 억측에 의한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시청자들의 추측 진도가 너무 많이 나간다면 지금까지 쌓아온 감정선까지도 흔들어 놓을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시청자의 마음과 욕구를 잘 아는 제작진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반전을 위해 과도하게 시간을 끌 경우 시청자들은 지루함과 피로감, 그리고 배신감까지 느낄 수도 있다. 예전의 시청자들은 반전을 무조건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재는 개연성이 부족한 반전은 이어지는 감정선을 끊는 악영향만 줄 수도 있다.

시청률이 높다는 것은 시청자의 트렌드를 잘 알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중반이 넘어선 ‘낭만닥터 김사부’가 어떻게 후반부를 이끌지, 얼마나 더 많은 시청자의 호응을 지속적으로 받을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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