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6) 시청자들을 내 편으로 뭉치게 만들기

발행일자 | 2016.12.16 09:55

SBS 월화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제6회는 돌담병원에 찾아온 거대병원 사람들과 자리를 갖은 강동주(유연석 분)가 송현철(장혁진 분)을 통해 김사부(한석규 분)에 대해 안 좋은 말을 듣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 드라마 스토리텔링의 확대... 강동주의 과거, 김사부의 과거에 이어, 윤서정의 과거까지

‘낭만닥터 김사부’는 첫 회에 동주가 과거에 거대병원에서 아버지를 잃고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를 알려줬고, 회차를 거치며 김사부의 과거에 대해서 단편적으로 하나씩 보여줬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이번 회에는 윤서정(서현진 분)의 과거가 드러났다. 도윤완(최진호 분)의 딸이 서정이라는 예상하지 못 했던 과거는, 갈등의 격발은 이미 오래전에 이뤄졌지만 그로 인한 갈등의 폭발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

명확하게 각인될만한 암시나 복선 없이 서정의 과거를 갑자기 오픈한 것은, 스토리를 세게 질주하기 위한 시작인지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을 위한 포석인지 궁금해진다. 아주 조금씩 보여주는 김사부의 과거와는 달리, 서정에 대한 궁금증을 한 번에 준 충격요법은 시청자의 긴장감을 높인다. 제6회의 제목은 ‘동기부여’인데, 시청자들에게도 동기부여를 한 것이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가치 상실의 시대. 성공이라 불리는 이데올로기에 갇혀 길을 잃은 사람들, 타인의 인정을 받기 위해 본인의 가치를 잃어가는 사람들. 사는 게 뭐라고 사는 데만 급급해 진짜로 산다는 게 뭔지도 모르는 세상이 되었으니...”

동주의 내레이션을 통해 살펴보면, 서정의 과거가 오픈된 것은 서정의 가치를 각인하기 위한 점도 있고, 서정의 가치 또한 다른 사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잃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도 있다. 윤완에게 인정받기, 김사부에게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가치적인 측면을 떠나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매우 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는 동주가 말한 가치 상실의 시대라는 명명을 뒷받침한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시청자들을 내 편으로 뭉치게 만들기

제5회까지는 김사부의 영웅적 모습으로 시청자를 따라오게 했다면, 이번 회에는 외부로부터 김사부에게 위기와 갈등을 줘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더욱 김사부 편이 되도록 만든다. 영웅을 중심으로 뭉치기에서, 악당의 활동에 마음속으로 맞서며 한 편이 되기로 스토리텔링은 확장되고 있다.

똑같지는 않지만 한의학에서 침을 놓을 때 아픈 부위에 직접 놓기도 하지만 연결돼 있는 멀리 있는 반대쪽에 침을 놓기도 하는데, 먼 쪽에 침을 놓을 때 더 효과적인 경우처럼 ‘낭만닥터 김사부’는 외부의 자극으로 더욱 김사부 주변으로 시청자가 뭉치게 만든다는 점이 눈에 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환자의 진상 가족은 “내가 누군지 알고?”라며 협박하고, 거대병원에서 온 사람들은 김사부를 모함하고 이간질한다. 시청자를 안타깝게 만들기는 더욱 밀접해지는 내 편이 되기도 있지만, 마음속 답답함이 과도하게 커지면 오히려 감정이입에서 빠져나오고 싶게 만들 수도 있다.

안타까움과 답답함이 절정에 다다를 때, 돌담병원 간호부장 오명심(진경 분)은 사이다급 직언으로 긴장감을 해소해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준다. 긴장과 해소의 완급조절, 강도조절을 할 때, 긴장을 준 사람이 직접 해소하지 않고 주변 인물이 적시에 투입돼 분위기를 전환하게 만든 시퀀스에서, 개연성을 확보하는 예리한 디테일을 확인할 수 있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사람들이 돌담병원에 모이다

‘낭만닥터 김사부’는 첫 회에서 거대병원을 중심으로 모든 이야기를 크고 넓게 펼쳤다. 그 이후 돌담병원으로 시간과 장소를 옮겨 집중했는데, 돌담병원의 스토리가 풍성해지면서 이번 회에는 돌담병원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모든 사람들이 모이게 만들었다.

그냥 편하게 본다면 모였구나 싶을 수도 있지만, 드라마에서 사람들을 모이게 만드는 이유를 타당하게 설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 있다. 윤완의 아들 도인범(양세종 분)이 돌담병원으로 되돌아온 이유, 그 이후 돌담병원과 엮이게 되는 이유에 대한 연결고리를 만든 아이디어는 돋보인다.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낭만닥터 김사부’ 스틸사진. 사진=SBS 방송 캡처>

서울까지 택시를 타고 가겠다는 인범의 모습에서 그의 캐릭터를 명확히 밝히면서도, 쓰러진 택시기사를 병원으로 데려오고 치료를 위해 자신이 추후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는 모습을 통해 인범의 양면을 짧은 시간 내에 표현한 점이 눈에 띈다.

인범을 야비하지만은 않게 설정해 책임감, 의사로서의 정신도 강하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새로운 갈등 유발시 균형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다. 고착화될 수 있었던 관계에 변화를 줘 시청자들을 긴장시킨 이번 회 방송은 드라마가 어떻게 긴장감과 집중력을 유지하는지 보여주는 예가 된다.

주도권을 김사부에게 줬다가 윤완에게 줬다가를 반복하면서, 이야기를 펼쳤다 좁혔다를 반복한다. 그러면서 거대병원이 아닌 돌담병원이 이야기의 메인이 되도록 만들었는데, 총 20회의 이야기 중 제6회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가속 엔진을 하나 더 달았다고 생각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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