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의택의 車車車] 기아 '더 뉴 쏘렌토'의 가치는?

발행일자 | 2017.11.02 12:14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 '더 뉴 쏘렌토'의 가치는?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2002년, 그 해 기아차는 중형 SUV 쏘렌토(프로젝트명 BL)를 내놨다. 원래 스포티지의 후속으로 계획됐으나 상급차로 나왔고, 이제는 기아차뿐 아니라 국내를 대표하는 중형 SUV로 자리 잡았다. 이후 2세대 쏘렌토R(XM)을 거쳐 3세대 뉴 쏘렌토(UM)이 2014년에 등장했다.

최근 기아차가 내놓은 ‘더 뉴 쏘렌토’는 3세대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이다. 3세대 모델의 디자인이 워낙 준수했기에 이번 모델 체인지에서는 디테일을 다듬고 기능적인 개선을 이루는 데 주력했다.


앞모습의 변화는 풀 LED 헤드램프와 핫 스탬핑 라디에이터 그릴로 요약할 수 있다. 헌데 이 풀 LED 헤드램프는 네 가지 트림 중 최고급형인 노블레스 스페셜에만 기본으로 장착되고, 나머지 트림은 이전에 나오던 듀얼 프로젝션 헤드램프가 기본이다. 풀 LED 헤드램프를 장착하려면 LED 포그램프와 19인치 휠&타이어가 포함된 ‘스타일 업’ 옵션을 고르면 되는데, 이 옵션 가격은 85~95만원이다. 신형의 감각을 느끼기 위해선 돈을 더 들여야 한다는 얘기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 '더 뉴 쏘렌토'의 가치는?

뒷모습은 LED 테일램프로 멋을 부리는 한편, 뒷범퍼 하단에 더했던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 크기를 줄여 좀 더 깔끔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외관보다 더 관심을 끄는 대목은 국산 중형 SUV 최초의 8단 자동변속기 적용이다. 기존 모델은 6단 자동변속기였다. 사실 2.2 디젤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도 충분하긴 하지만, 최근 추세가 변속기의 다단화이기 때문에 8단으로 진화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변속기가 다단화됐을 때 좋은 점은 여러 가지다. 기어비를 촘촘히 나눠 쓸 수 있기 때문에 연비를 향상시킬 수 있고, 촘촘한 기어비는 부드러운 변속감을 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 '더 뉴 쏘렌토'의 가치는?

기아차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증 복합연비의 경우 2.2 디젤 터보는 12.9㎞/ℓ에서 13.4㎞/ℓ로, 2.0 가솔린 터보는 9.2㎞/ℓ에서 9.6㎞/ℓ로 향상됐다. 2.0 디젤 터보의 경우는 달라지지 않았다. 엔진의 변화 없이 변속기의 교체만으로도 이 정도의 연비 향상 효과가 있다.

물론 좋은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실제로 달려보니 초반 가속이 약간 더딘 느낌이다. 디젤 특유의 이런 느낌이 싫다면 2.0 가솔린 터보를 고르는 게 낫겠다. 대신 중저속 구간을 벗어나 탄력이 붙으면 가속감이 살아난다.

신형(2.2 디젤, 2.0 가솔린)의 주행모드 통합 제어 시스템에는 ‘스마트’ 모드가 추가됐다. 기존에 마련된 컴포트, 스포츠, 에코 모드를 운전자의 주행습관에 따라 자동으로 바꿔주는 모드다. 본인이 원하는 모드만 달리고 싶다면 굳이 필요 없겠지만, ‘귀차니즘’을 느끼는 이에게는 꽤 쓸모가 있는 장비다.

[임의택의 車車車] 기아 '더 뉴 쏘렌토'의 가치는?

동급 최초로 랙 구동형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 휠(R-MDPS)가 적용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R-MDPS는 칼럼 타입(C-MDPS)에 비해 노면 반응을 더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현실적인 핸들링 감각을 느낄 수 있다. 쏘렌토로 과격한 드라이빙을 즐길 일은 많지 않겠지만, 와인딩 로드를 즐겨 타는 이들이라면 와 닿는 변화다.

더 뉴 쏘렌토의 가격은 2.0 디젤이 2785만~3350만원, 2.2 디젤은 2860만~3425만원, 2.0 가솔린 터보 모델은 2855만~3090만원이다. 시승 모델인 2.2 디젤 노블레스 스페셜에 UVO 2.0 프리미엄 패키지와 드라이브 와이즈2, 후측방 충돌경고, 익스트림 팩+19인치 휠 타이어를 더한 가격은 3975만원이 된다. 출발 가격은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지만 더하고 싶은 옵션을 다 고르면 4000만원 가까이 된다.

쏘렌토는 기본 트렁크 용량이 660ℓ에 이르는 넉넉한 공간이 장점이다. 현대 맥스크루즈는 너무 크고, 싼타페는 약간 작다고 느낄 때 선택하기 딱 좋다.

평점(별 다섯 개 만점. ☆는 1/2)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
파워트레인  ★★★★
서스펜션    ★★★★
정숙성      ★★★☆
운전재미    ★★★☆
연비         ★★★★
값 대비 가치  ★★★★
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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