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연출, 마진원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제2회는 첫 방송의 연쇄살인범을 잡는 과정과 함께 아동 살해 엄마 사건을 담고 있으며, 제목은 ‘힐링마마의 두 얼굴’이다.
소리를 단서로 사건을 해결하는 소리추격 스릴러인 ‘보이스’는 OCN의 야심작이다. CJ E&M의 오락 채널인 tvN은 이미 영화 같은 드라마를 연속해 제작하면서 작품성, 화제성, 흥행성을 거머쥐고 있는데, 영화 채널인 OCN은 ‘보이스’를 통해 영화 채널에서 만드는 진짜로 영화 같은 드라마를 만들고 있다.
◇ 3분 도착, 5분 현장 확인, 10분 검거
3분 도착, 5분 현장 확인, 10분 검거는 ‘보이스’가 표방하는 골든타임이다. 긴급 상황이 인지되면 이하나(강권주 역)는 시간의 카운팅을 시작하며 골든타임 내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휘한다.
두 번의 방송을 통한 ‘보이스’의 긴장감과 몰입감은 말 그대로 장난이 아니다. 장혁(무진혁 역)과 함께 시청자는 범죄 현장으로 달려가고, 어쩌면 이하나와 장혁보다 더 마음을 졸이며 시청할 수도 있다.
시청자들은 대개 구하는 쪽보다 구함을 기다리는 편에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하나와 장혁보다는 피해자에게 감정이입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골든타임에 대해 더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연쇄살인범으로부터 피해자를 구한 뒤, 자신도 연쇄살인범의 공격에 목숨이 위험했던 장혁의 복수가 범죄로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과 시원하게 응징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시청자들은 둘 다 가졌을 수도 있다.
보통 드라마를 보면 이런 상황에서 제3의 인물들은 모두 말리는데, 당사자는 주저하거나 혹은 행동에 옮기는 경우가 있다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분노의 조절, 침착함의 유지는 제3자일 때는 쉬울 수 있지만, 당사자일 경우 어쩌면 조절과 유지를 못하는 것이 오히려 일반적인 경우일 수 있다.
제2회 방송에는 이하나가 장혁의 부인을 살해한 범인의 목소리를 반복해서 듣는 장면이 나온다. 목소리를 반복해 들으며 이하나는 알고 있는 목소리라는 표정을 보여줬다. 이것은 장혁과 이하나가 개인적 원한으로 쫓는 범인은 그들 가까이에 있을 수도 있다는 암시일 가능성도 있다. 어쩌면 경찰 조직 내 인물로 밝혀지는 충격적인 반전이 있을 수도 있다.
‘보이스’는 범죄 스릴러이기 때문에 곳곳에 암시와 복선을 깔아놓으며 갈 것이다. 몰입감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시나리오에 근거하는데, 탄탄한 시나리오는 암시와 복선도 치밀하게 배치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 한 번에 파악하지 못하는 암시와 복선을 시청자들은 나중에 깨닫게 될 수도 있다.
◇ 녹화가 아닌 생중계 같은 생생함을 전달하는 드라마
‘보이스’ 제2회는 끔찍한 아동학대로 무서움과 혐오감을 전달했다. 무서워서 제대로 못 보겠다는 시청자도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보이스’에서의 일화들은 실제로도 발생하는 상황이라는 것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시청자가 무서워서 못 볼 정도이면, 실제 범죄 현장의 피해자는 얼마나 무서울 것인가? 살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누군가 나를 골든타임이 지나기 전에 와서 구해준다는 희망이 있다면?
‘보이스’는 녹화가 아닌 생중계 같은 생생함을 전달하는 드라마이다. 방송이 된다는 것은 녹화가 이미 끝났다는 것인데, ‘보이스’의 시청자들은 현재 발생하는 사건을 따라가는 것 같이 몰입하게 된다는 점이 주목된다.
‘보이스’는 매 회 촬영하기가 심리적으로 무척 힘든 드라마일 것이다. 장혁, 이하나는 물론이고,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촬영했을 것이고, 이것은 스태프들도 동일할 것으로 추정된다.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준 피해자 역의 아역 배우는 어린 만큼 실제 상황처럼 힘들었을 것이다.
‘보이스’의 생생함은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더욱 강하게 깨닫게 한다. 순간적인 판단력을 발휘하고, 피해자를 안심시키는 멘트를 통해 정보를 얻어 위치를 파악하는 이하나의 모습에서, 프로페셔널한 근성과 함께 정말 하나하나에 애정과 노력을 최선을 다해 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 이하나
‘보이스’의 이하나는 냉정하면서도 애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한다. 과도하게 냉정하지는 않고, 심각하게 흥분하지도 않는다. 소리에 민감한 이하나는 단지 소리를 분석하는데 그치지 않고 소리가 담고 있는 마음과 정서를 꿰뚫어 보려고 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소리를 듣는 능력과 함께 소리로 전달하는 능력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보이스’에서는 이하나의 목소리가 무척 중요하다. 사건 현장에서의 소리는 누구보다도 이하나가 또렷하게 듣지만, 장혁과 시청자들은 이하나의 목소리를 가장 먼저, 가장 중점적으로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하나는 사연이 있는 것 같은 눈빛을 가졌다. 슬프고 억울하면서도 잘 참고 있는 눈빛으로 보인다. 원래 이하나의 눈빛이 가지고 있었던 이중적 매력이 ‘보이스’의 강권주 캐릭터와 맞물려 더욱 빛난다.
화이트 해커 예성(오현호 역)와 손은서(박은수 역)의 면접을 볼 때 이하나의 카리스마는 주로 목소리와 눈빛에서 나왔다. 위기의 상황에서 침착하면서도 애정과 포용력을 보여주는 이하나가, 장혁의 직선적인 거침과 만나 앞으로 어떤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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