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연출, 마진원 극본의 OCN 토일드라마 ‘보이스’ 제5회의 제목은 ‘어둠 속의 벨소리 2’이다. 제4회 ‘어둠 속의 벨소리’에서 이어진 이야기는 제5회를 거쳐 제6회의 ‘어둠 속의 벨소리 3’로 이어질 예정이다.
‘보이스’는 제5회는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포레스트 검프의 엄마가 아들의 물음에 대답한 대사인 “인생은 초콜릿 상자와 같은 거야. 네가 무엇을 고를지 아무도 모르지”를 주요 화두로 삼고 있다.
◇ 다른 초콜릿을 고를 수 있는 기회, 두 가지 선택의 길
무진혁(장혁 분)과 강권주(이하나 분)는 사실 황경일(이주승 분)도 불쌍한 사람이라며, 16년 전에 자신들을 만났으면 다른 초콜릿을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대화를 나눈다.
‘보이스’는 범죄자들에 대해 두 가지 시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제5회에서 명백하게 밝히고 있다. 경일의 엄마와 박은서(손은서 분), 박은별(한보배 분)의 아빠가 저지른 불륜으로 두 집안이 풍비박산 났지만, 씻을 수 없는 상처 속에서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한 은서, 은별 자매와 망가짐에 대한 핑계와 명분으로 삼은 경일의 행동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기본적으로 범죄자가 되는 것은 다른 사람과 환경의 영향이 아닌 개인의 문제라는 것을 ‘보이스’는 전제로 하고 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가지지 못한 사람들, 피해를 입은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혹한 기준일 수 있다.
‘보이스’는 제5회 마지막에 경일에 대한 동정심과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누군가 옆에서 케어했으면 다른 초콜릿을 고르듯 다른 선택의 삶을 살 수도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단지 개인의 문제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 현실을 짚고 넘어간다.
‘보이스’의 이런 두 가지 시야는 극악한 범죄자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도 적용할 수 있다. 역경의 상황에서도 극복하거나 무척 좋은 환경에서도 어긋날 수 있는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의 노력이자 선택인데, 주변 환경과 사람들에 의해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고 같은 선택을 했더라도 정도의 차이가 현저하게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뒷받침을 든든하게 해주지 못해서 성적이 좋지 않은 경우, 부모는 자식의 탓을, 자식은 부모의 탓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보이스’ 제5회에서 보여준 두 가지가 공존하는 시야는 이런 사회 현상들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 골든타임팀의 두 가지 미션, 업무 수행을 위한 소리추격과 개인적 원한에 대한 추격
제5회까지 골든타임팀의 팀원은 센터장인 권주, 팀장인 진혁과 심대식(백성현 분), 오현호(예성 분), 천상필(권형준 분)이고 은주가 합류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동생 은별을 구해달라며 은수가 권주에게 아직 팀장님이 말한 골든타임이 남아있냐고 묻는 질문은, 이중적인 해석이 가능하며 강한 암시라고 볼 수 있다.
권주, 진혁, 은주는 가족이 범죄의 피해자이며 세 사람이 연관된 각각의 사건은 직간접적으로 모두 연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보이스’의 골든타임팀은 본연의 업무 수행을 위한 소리추격과 개인적 원한에 대한 추격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동시에 수행할 이유와 명분, 동력을 갖고 있다.
두 가지 미션 해결을 위한 투 트랙이 같이 이어져나가고 있는데, 얼마나 촘촘하게 두 트랙이 만날 수밖에 없게 될지 기대가 된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렇다면 대식, 현호, 상필이 그냥 팀원의 역할을 충실히 할지 갈등을 증폭하거나 해소하는 역할을 할지이다.
권주는 공범 또는 진범이 경찰 내부에 있다는 확신을 하고 있고, 이제 진혁도 그것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두 사람의 추정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범인은 강력계 아니면 골든타임팀 소속일 가능성이 높은데, 극적 긴장감이 고조되도록 골든타임팀 내에 범인이 있다면 내근직인 현호, 상필보다 외근직인 대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할 수도 있다.
◇ 점점 더 비중을 높이는 예성의 활약
‘보이스’에서 현호 역을 맡은 예성은 골든타임팀에 자신의 의지와는 반대로 합류했다. 자신의 의지로 아직 합류를 하지 않은 손은서의 사례가 있기 때문에, 예성은 더욱 조직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하나의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며 지시한 것 이상으로 조사와 분석을 행하던 예성은, 제5회에서 센터장 이하나가 자리를 비운 사이 주도적으로 골든타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 이하나의 현장 진출로 예성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제5회에서 위험한 상황에 처했던 이하나를 걱정하는 예성의 모습은, ‘보이스’에서 두 사람이 사귀게 될지는 모르지만 범죄를 다루는 무미건조하고 무거운 이야기에서 긴장을 완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충분히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까지는 수사 방법에 대해 장혁과 이하나가 갈등을 빚어왔지만, 예성의 활약이 늘어난다면 예성과 장혁이 수사 방법에 갈등을 빚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럴 경우 중재 역할은 이하나가 맡을 가능성이 높고, 세 사람의 시너지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변화 내지는 변신을 시도하는 이하나
이하나는 납치를 당해 죽기 직전까지 가는 경험을 했다. 현장에서 직접 이하나가 위급한 순간을 경험함으로써 앞으로 소리를 듣고 분석하는 능력이 더 커질 개연성을 확보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현장에서 이하나는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능력이 앞으로 제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다.
둘 중 어떤 방향으로 가더라도 기존의 긴장과 갈등의 폭이 넓어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이하나의 소리를 듣는 능력은 충격을 받은 이후였다는 것을 처음부터 밝혔기 때문에, 제5회에서 제6회까지 이하나가 받은 또 다른 충격은 이하나의 소리추격 능력을 어떻게 변화하게 만들지 궁금해진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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