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로엥 DS4 1.6 e-HDi So Chic 시승기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의 관계가 그렇듯이, 시트로엥은 푸조와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자동차 회사이다. 대중적인 자동차의 범주에 있으면서도 진보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 도입에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것이 브랜드 색이다. 이러한 시트로엥이 조금 더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틈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서브 브랜드가 ‘DS’라인. 시트로엥의 역사적 명차 ‘DS’로부터 이름과 이미지를 이어받았다.
이번에 시승한 DS4는 2010년 DS3의 출시와 함께 출범한 DS라인의 2탄이자, 한국에 (재)상륙한 시트로엥의 두 번째 신차이기도 하다. DS3가 시트로엥의 소형 해치백 C3를 바탕으로 했듯이 DS4는 시트로엥 C4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DS4는 5도어 해치백 차체를 기본으로 하는 준중형차 C4의 크로스오버 쿠페 버전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서스펜션을 높여 SUV의 성격을 가미했다. 그리고 지붕과 뒷유리를 늘씬하고 둥글게 말아 쿠페로 위장했다.
물론, 이렇게 쓰면서도 독자들이 아하 그렇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일 것 같지는 않다. 필자 눈에도 이게 쿠페로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만들어 파는 이들의 주장은 그렇다. 4도어 세단을 날렵하게 만들더니 쿠페라고 주장하는 이들과 한통속이다.
쿠페라니? DS4도 문짝이 다섯 개 있는 5도어 해치백 맞다. 뒷문 손잡이를 유리창 옆에 숨겼다고 해서 5도어가 3도어로 바뀌지는 않으니까. 그런데 만든 이들의 우격다짐은 계속 된다. 2+2도어라고 한다. 쿠페 맞는데, 뒷좌석 승객들도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작은 도어를 추가한 것이라고. 발상의 전환이라고.
‘뭐야, 이거 프랑스판 벨로스터야?’ 벨로스터와 달리 이 차는 뒷좌석 도어가 좌우 양쪽에 있다. 그리고 뒷문이 작은 만큼 개구부가 좁기 때문에, 승하차가 편치 않다. ‘쿠페에 문짝 추가한 차라 그렇다’는 말에 살짝 넘어가려는 순간, 만든 이들은 회심의 쐐기를 박는다. 뒷문 유리창이 고정되어 열리지 않는 것이다. ‘쿠페니까’ 그렇단다. 설마 그럴 리가. 윈도우 스위치를 어디 숨겨놨나 한참 뒤졌다. 그러나 끝내 찾지 못했다.
일단 뒷좌석에 오르면, 머리 공간은 좁지 않다. 뾰족하게 낮아지는 옆 유리창이 착시 효과를 일으키지만, 실제 지붕은 완만하게 리어 스포일러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로디우스를 생각하면 될 듯.) 무릎공간은 넓지 않고, 발 공간은 좁다. 물론 쿠페라고 생각하면 감지덕지다. 국내 제원을 보면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푸조 308보다 휠베이스가 훨씬 짧은 2,510mm로 되어 있는데, 해외 제원상으로는 푸조 308이 2,608mm, DS4가 2,612mm이다.
뒷좌석 등받이 각도는 적당하고, 심지어 가운데 팔걸이와 스키스루 기능까지 제공한다. 센터콘솔에는 작은 소물함과 전원소켓이 있지만 뒷좌석용 송풍구는 없다. 도어가 작다보니 C필러가 그만큼 두텁고, 바깥쪽 팔걸이는 도어와 C필러 하단에 걸쳐있다. 뒷좌석용 실내등은 머리 위에 독서등과 콤비로 달려있다.
측면, 후방 유리가 좁으니 그만큼 뒷좌석 개방감이 떨어지는데, DS4는 이를 파노라믹 루프로 만회하려 하지 않았다. 이 차는 쿠페니까. 형제차 시트로엥 C4는 푸조 308처럼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를 제공한다. DS4는 파노라믹 루프 대신 ‘대머리 앞 유리’, 파노라믹 윈드실드를 선택했다.
이제와 말이지만, DS4의 외모는 반전이다. 뒷모습은 컨셉트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화려하고 매력적인데, 여기에 반해서 따라갔다가 앞모습을 보면 이목구비는 `곤충`이고 이마는 훤하다. 모 연예인이 ‘혼자 왔니?’라고 묻던 핫초코 광고가 연상된다. (잠시 수습하자면, 그래도 이 차는 유럽에서 ‘제일 아름다운 차’로 선정된 바 있다.) 아무튼, 이 차의 이마를 훤하게 만들어준 파노라마 앞 유리는 오펠 아스트라, 시트로엥 C3 등을 통해 진작에 시도된 것이지만, 국내 시판 차로서는 처음 소개되는 것 같다.
지붕을 파고들 듯이 위로 연장된 앞 유리는 대단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상방 45도까지 시야를 넓혀주기 때문에, 운전 중의 전방 시야로만 따지자면 파노라마 루프가 아니라 오픈카를 가져와도 이 차에게는 이길 수 없다. 천장 마감의 앞 부분을 끌어 내리듯 조절할 수 있는 수동식 앞 유리 블라인드는 극적인 효과를 더해준다.
평소에는 내리고 다니다가 필요할 때 – 가령 천장 앞부분에 가려 위쪽 신호등이 보이지 않을 때 - ‘짜잔~’ 하고 이 블라인드를 위로 올려주면, 숨어있던 1인치가 아니라 수십 인치는 족히 찾은 듯한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이상하게도 자기 이마가 밖으로 훤히 드러나는 듯한 간질거림이 느껴진다.) 뒷좌석 승객까지 덩달아 시원해진다.
블라인드에 부착된 선바이저는 화장거울을 내장했으나 조명은 달지 않았다. 뒤로 쏠린 헤드콘솔에서 비춰주는 조명으로도 얼굴을 살피는 데는 무리가 없을 듯 한데, 실전에서 확인해본 내용은 아니다. 헤드 콘솔에는 SOS버튼과 서비스센터 호출 버튼도 달려 있다. 국내용이 아니니 만지지 않는 편이 좋다. 동승자가 호기심에 이걸 눌렀다가 호출음이 큰소리로 계속되는 바람에 꽤 성가셨다.
‘쿠페치고는’ 착좌 위치가 높고 문짝도 짧기 때문에, 좁은 공간에서 타고 내릴 때는 딱히 불편함이 없다. 뒷문과 달리 앞 문은 개구부도 좁지 않다. 그런데, 내릴 때는 문턱의 폭이나 바닥까지의 거리가 신경 쓰인다. 베이스 차량보다 서스펜션을 높여 놨기 때문이다. 물론 운전 중에는 그만큼 더 멀리 내다볼 수 있는 여유도 생긴다. SUV로서의 성격가미는 험로 주파보다 이쪽에서 찾을 수 있다.
실내는 과감한 디자인과 고품질의 소재 사용이 돋보인다. 사실 소재와 색상 조합을 고급화했을 뿐 기본 디자인은 C4와 같지만, 우리 시장에서 접하는 신선도에는 지장이 없는 내용이다. 비록 국내 사양에는 최고급 버전에 적용되는 대시보드 가죽 마감이 빠졌지만, DS4는 플라스틱 재질이라 하더라도 시각, 촉각적으로 고급스럽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질감을 잘 살렸다. 볼보와 비슷한 감각이다. ‘젊은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벨로스터나 i30등이 본 받을 만 하다.
DS4를 특별한 차로 만드는데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는 시트이다. 손목 시계의 밴드처럼 입체감 있게 디자인된 좌면은 차급의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앞뒤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헤드레스트의 형상(비록 C4와 같지만)도 눈길을 끈다. 그런데, 시트는 착좌감이 편치 않았다. 방석 부분의 좌우 폭이 좁아 몸이 부대끼곤 했다. 푸조 시트는 측면 지지부가 과격하게 솟아 있으면서도 막상 앉으면 편하곤 했는데, 이 차는 달랐다.
동반석은 발판의 각도와 위치로 인해 운전석보다 뒤로 밀어야 편하게 앉을 수 있다. 그러고 나면 B필러가 유난히 앞으로 튀어나온 느낌도 든다. 왼쪽 무릎부근의 대시보드에는 패드가 덧대졌다. 동반석은 수동 조절이다. 그런데, 동반석까지 전동 요추 받침 조절과 마사지 기능이 제공된다. 마사지 타임은 요추 받침의 움직임을 이용해서 여섯 가지 사이클이 10분씩, 총 60분간 진행된다. 운전석은 전동 조절, 메모리 기능을 갖추었다. 열선은 각 좌석에서 다이얼로 조절한다.
운전대는 각도, 거리를 수동조절 할 수 있다. 편한 운전자세를 잡는 데는 무리가 없지만 좌석을 많이 높이기에는 머리 공간이 넉넉하지 않다. 넉넉하게 생긴 스티어링 휠은 림의 굴곡과 직경이 좋다. 오디오와 핸즈프리, 크루즈컨트롤과 속도제한장치 등을 모두 제어할 수 있도록 많은 버튼과 다이얼을 배치해놨다. ‘주차공간 파악’과 ‘계기판 끄기’ 버튼도 운전대에 있다.
DS3도 계기판에 힘을 많이 준 인상이었는데, DS4는 거기에 디지털이 가미됐다. 세 개의 다이얼 모두 큼지막한 액정을 내장했고, 엔진회전계와 연료계는 바늘 대신 그래픽으로 표시된다. 회전계에는 레드존이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회전수가 한계에 가까워지면 붉은색으로 점멸한다. 안쪽 액정에는 변속기 모드와 함께 항상 현재의 기어단수가 표시된다. 속도계 바늘은 안쪽 액정을 가리지 않도록 다이얼 바깥쪽으로 돌아간다. 큼지막하게 배치된 디지털 속도계가 보기 편하다. 앞서 언급한 계기판 끄기 버튼을 누르면 속도계만 남고 나머지 조명이 꺼진 블랙 패널이 된다.
다이얼 부분은 아크릴에 숫자를 새겨 LED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과 비슷하게 보이는데, 조명 색상을 밝은 베이지에서 파란색까지 다섯 단계로 조절할 수 있다. 액정의 그래픽 색상 역시 다섯 단계로 조절할 수 있으니 여러 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물론 색상 구성이 흰색과 파란색뿐인 것은 아쉽다고 할 수 있다.
DS4는 계기판 색상뿐 아니라 깜빡이 작동음이나 안전벨트 경고음과 같은 차 안의 각종 신호음도 네 가지 테마 안에서 바꿀 수 있도록 해놓았다. 아쉽지만 시승차는 설정 메뉴가 고장 나 있어서 죠스가 나타날 것 같은 분위기의 경고음을 계속 들어야만 했다. (묘한 중독성이 있다.) 같은 이유로, 연비 확인, 블루투스 연결 등도 해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 장착한 내비게이션은 수입사가 같은 만큼 푸조 차에서 보던 것과 같다. 그런데, 전후방 카메라와 내비게이션 화면, 그리고 차량 원래의 장치 연동에 문제가 있었다. 가령 주행 중에는 카메라 화면이 나오다가 정작 주차 하려고 할 때는 보이지 않는 식이다. 내비게이션의 반응도 답답했다. 시승차만의 문제이리라 믿는다.
카메라도 앞뒤로 달려있지만 주차 센서도 앞뒤로 달려있다. 앞뒤 범퍼에서 측면을 향하고 있는 주차 센서는 평행주차(일렬 주차)시 자동 조향 보조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넘겨 짚기 쉽지만, 이 차는 주차 공간을 파악해서 주차가 가능한 지 (혹은 널찍한지, 타이트한지) 여부만 알려줄 뿐, 조향 보조 기능은 제공하지 않는다. 조금 당황스럽지만, 푸조 508에서 이미 당했던 터다.
이 측면 센서들은 사각지대 감시 기능도 한다. 사각지대 감시 장치라고 하면, 카메라를 이용하는 볼보의 BLIS나 고급 차들이 주로 사용하는 레이더 감지 방식(그리고 포드의 사각거울?)이 있지만, DS4는 주차 센서로 측면 차량을 감지한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기능을 구현한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만큼 기능 상의 제약, 즉 감지 못하는 상황이 많은 것 같다. 아무튼, 감지됐을 때는 사이드미러의 모서리 부분에 경고등이 켜진다.
변속 레버 앞쪽 커버를 열면, 시거잭과 USB단자가 있는 소물함 밑으로 블랙홀 같은 수납공간이 나타난다. 푸조 3008에서 봤던 것과 비슷한 데 위치가 다르다. 바닥에 병 홀더가 있는데, 500ml짜리 PET를 꽂아도 덮개를 닫을 수 있을 법하게 깊다.
소물함은 뒤로 젖혀보면 아래쪽 수납공간이 500ml PET를 세로로 완전히 눕힐 수도 있게끔 길게 생겼음을 알 수 있다. 조명이 켜지는 것은 물론이고 에어컨 바람에 의한 냉장 기능도 제공한다. 500ml PET는 4개를 넣을 수 있다. 변속레버와 주차레버를 전자화하면서 얻어진 공간을 제대로 써먹었다. 도어 포켓에는 1.5리터 PET를 꽂을 수 있다.
트렁크는 턱이 높다. 기본 디자인 상 적재함 턱이 높은 데다가 서스펜션을 더 높였기 때문이다. 기본 적재용량은 370리터로 되어 있다. 지붕과 뒷유리에 모양을 내느라 적재용량이 줄었지만 어쨌든 뒷좌석을 접어 더 많은 짐을 실을 수 있는 활용성은 제공한다.
트렁크 바닥 아래에는 임시 스페어 타이어가 있을 뿐, 추가 수납 공간은 없다. 트렁크 램프는 좌우에 하나씩 있는데, 왼쪽 것은 떼어내서 손전등으로 쓸 수 있다. 푸조 3008과 같은 내용이다.
엔진은 1.6리터 디젤이고, 전자 제어되는 수동변속기(반자동 변속기)와 결합된다. 이 변속기를 푸조에서는 MCP라고 불러왔는데, 이번에는 EGS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여기에 3세대 스탑&스타트를 결합해 마이크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e-HDi’를 구성한 것 역시 푸조 차에서 익숙해진 내용이다.
8km/h 이하에서 브레이크를 밟거나 기어가 중립이면 시동이 꺼진다. 스탑&스타트에 의해 엔진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도 오디오와 조향장치, 에어컨은 작동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에어컨을 켠 상태에서는 시동 자체가 안 꺼질 때가 많고, 꺼진 상태에서도 송풍이 가능할 뿐 컴프레서가 도는 것은 아니다. 엔진은 언제나처럼 시동, 재시동이 부드럽다. 그런데 그간 푸조 디젤 차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주행 중의 저소음, 부드러움이 덜하다. 시승차의 총 주행거리(100km대)가 워낙 짧기 때문이거나, 프리미엄 버전에 대한 기대가 지나쳤나 보다.
낮은 단수에서 기어가 바뀔 때마다 머리가 앞뒤로 쏠리는 느낌을 받게 되는 6단 변속기의 위화감은 여전하다. 경사로에서의 가감속 등, 상황에 따라서는 변속기가 정신을 못 차리고 어버버버 하다가 갑자기 기어를 바꾸면서 회전수가 솟구치거나 쿵 하는 충격을 전달하는 부조화를 보이기도 한다. 시트로엥이 먼저 도입했던 기술이긴 하지만, 지금에 와서 푸조와 수준 차이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같은 방식의 변속기를 채택한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에서도 비슷한 위화감이 나타나는 것은 사실이다. 운전자가 가속페달을 밟고 있어도 스스로 연료를 차단하고 동력전달을 끊었다가 잇는 것이므로, 어색한 순간이 존재할 수밖에 없다. 구조적으로 수동변속기임을 감안하면 변속 때마다 가속페달을 살짝 늦춰주는 것이 당연한데, 실천은 쉽지 않으니 문제다. 변속 타이밍을 제어할 수 있는 수동 모드에서는 낫지만, 푸조의 것과 동일한 변속 패들의 위치와 형상, 조작감을 탓하게 된다.
푸조의 MCP 변속레버는 일반 자동변속기의 것처럼 생겼는데, DS4의 것은 몇 분의 일로 줄여놓은 듯 앙증맞다. 같은 방식의 변속기를 채택한 스포츠카들이 버튼이나 미니 지팡이처럼 생긴 것으로 전진, 후진, 자동, 수동 모드를 선택하고 수동 조작은 운전대의 패들로 하는 것과 더 비슷해졌다. 조그마한 전자식 변속레버는 메탈 소재의 묵직함과 가죽장식의 조화가 일품이다. 메탈의 사용량을 줄여 원가를 낮추려고 ‘다운사이징’을 한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각 모드를 오갈 때는 레버가 축을 중심으로 기울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각도 그대로 슬라이딩 한다. N, A에서는 그냥 이동하지만, M으로 바꿀 때는 살짝 위로 올리면서 당겨야 하고, R로 바꿀 때는 아예 한 계단을 올리듯이 밀어줘야 한다. MCP에서 볼 수 있었던 스포츠모드는 빠져있다. 자동모드에서도 패들 사용은 가능하고, 수동 모드에서도 한계에서의 자동 시프트업이나 킥 다운은 작용한다.
회전 한계는 5,000rpm이고, 각 단 최고 속도는 48, 84, 121km/h이다. 4단에서는 163km/h를 찍은 뒤 자동 시프트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수동으로 기어를 올려주니 속도는 더 붙는 모습이었다. 제원상 최고속도는 190km/h, 0-100km/h 가속시간은 12.4초이다. 더 크고 무거운 푸조 3008이나 508도 무리 없이 움직이는 구동계인만큼 실용영역에서는 손색이 없는 힘을 보여준다. 1,750rpm에서 27.5㎏•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고, 112마력의 최고출력은 3,600rpm에서 나온다.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수는 6단 1,750rpm, 5단 2,250rpm, 4단 3,000rpm이다.
록투록 2.8턴의 스티어링은 듬직한 무게감으로 신뢰감과 스포티한 느낌을 주는데, 피드백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국내 취향에서는 너무 묵직해서 부담스럽다고 할 수도 있겠다. 승차감은 최근 다시 시승한 벤츠 B클래스보다 완숙한 느낌이지만 단단함이 묻어난다. MPV스타일인 B클래스는 바닥이 낮지만 지붕이 높은 차이고, SUV스타일인 이 차는 지붕이 그리 높지 않지만 바닥이 높은 차이다. 마침 크기와 가격대가 비슷하고, 유별난 차들이기도 하므로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무튼, DS4는 일부러 차고를 높인 차치고는 주행감각이 꽤나 스포티하다. 좌우 쏠림이 억제되어 있고 서스펜션은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목적 이상으로 단단하게 조인 인상이다. 차고를 높인 목적이 험로 주파 능력 향상에 있지 않은 것 같다.
시승차의 타이어는 215/ 55R17, 미쉐린 프리머시HP 제품이며, 버전에 따라서는 19인치 휠을 끼우기도 한다. 브레이크는 무난하다. 경사로에서는 밀림 방지 기능을 제공하고, 전동 주차브레이크는 부드럽게 작동한다. 주차 브레이크 레버는 쓰기 편한 위치에 있다.
국내 시판 중인 시트로엥 DS4는 1.6 e-HDi 모델로, 공인 연비(신연비)는 17.6km/L이다.
사양에 따라 시크(Chic)와 소 시크(So Chic)로 나뉘며, VAT포함 가격은 각각 3,960만원, 4,390만원이다. 시승차는 소식 버전이다.
글, 사진 / 민병권 (RPM9.COM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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