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이미지 끌어올리고, ‘고품질 타이어’로 승부
“현지 생산능력 문제 없고, 품질로 인정받을 겁니다.”
금호타이어 중국법인 유성택 상무의 말이다. 지난 21일 ‘2014 베이징모터쇼’ 금호타이어 부스에서 만난 그는 “중국 현지 자동차 회사 19곳에 우리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면서 “중국 내 수요가 늘어난 만큼 수출을 조금 줄여서라도 수요를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꾸준한 성장세에 대응하며, ‘품질 제일주의’를 앞세워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란 인식을 심는 게 우선이란 회사의 판단에 따른 발언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자동차 생산은 2,212만대며, 2012년에 비해 14.76% 늘어났다. 판매량도 13.87% 늘어난 2,198만대에 달한다. 금호타이어는 장쑤성 난징공장에서 1,300만개, 허베이성 텐진공장에서 1,200만개와 함께 지린성 창춘에서 400만개를 합해 총 2,900만개를 중국 현지에서 만들고 있다. 신차에 장착되는 타이어(OE) 외에도 교체용(RE) 시장까지 고려,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금호타이어는 지난 2011년 중국에서 불거진 품질문제를 교훈 삼아 ‘고품질’ 제품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중국 최대 자동차 경주 대회인 CTCC의 공식 타이어 후원 업체로 활약하고 있다. 아울러 F1(포뮬러원) 전 단계로 꼽히는 유럽의 포뮬러 대회 ‘Auto GP’의 공식 타이어 업체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 연속 타이어를 독점 공급 중이며, 올해부터 F1과 같은 규격을 쓴다. 극한 상황 속에서 펼쳐지는 모터스포츠를 통해 제품력을 알리고,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구축한다는 전략인 셈이다. 또 중국에 연구소를 세워 현지에 맞는 ‘중국형’ 제품을 집중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타이어 업계 상위 업체들에 도전장을 내던진다. 우선 지난해 국내 출시한 초고성능 스포츠 타이어 ‘PS91’을 올해 7월, 중국시장에 내놓는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 고급차에 들어가는 타이어는 상위 브랜드(미쉐린, 브리지스톤, 피렐리, 콘티넨탈 등)이 강세며, 나머지 제품군의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금호는 초고성능 제품군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이들 상위 업체들과의 정면 승부를 앞뒀다.
아울러 중국 내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마케팅 활동도 병행한다. 이 회사가 택한 건 ‘골프’ 마케팅. 최근 중국 상류층을 중심으로 ‘골프’가 빠르게 퍼지는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중국의 박세리’로 알려진 여성 프로골퍼 펑샨샨(25) 선수를 올해 2월부터 후원하고 있다. 세계 여자골프대회(LPGA)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등, 중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8년 중국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LPGA 투어에 진출한데 이어 2012년 LPGA 데뷔 5년 만에 웨그먼스 챔피언십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미 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최초의 중국인이자 세계 정상급 선수로 두각을 보이기도 했다.
이 외에도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KLPGA 3관왕을 차지한 장하나 선수와 후원 계약을 체결하는 등 골프 마케팅을 펼쳐왔다. 지난해 7월에는 KLPGA와 후원 협약을 맺고 중국 산동(山東)성 위해(威海)시 웨이하이 포인트에서 ‘2013 금호타이어 여자오픈’대회를 개최했다. 이곳은 금호리조트가 지난 2008년 인수했고, 2012년엔 중국 3대 골프장에 뽑힌 곳이다.
이와 관련, 이 회사 조재석 영업총괄 부사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펑샨샨 선수 후원뿐만 아니라 다양한 골프 마케팅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호타이어는 이번 모터쇼에서 신제품존, 모터스포츠존, 테크놀로지존 등 테마별로 제품 전시존과 이벤트존 등 총 8개 전시존을 구성해 총 18개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기술력’을 컨셉으로 부스 내 혁신 기술을 쉽게 이해하고 관람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테크놀로지(Technology) 존이 핵심이다. 국내 업계 최초로 이 회사가 개발한 셀프 실링 타이어(self-sealing tire)인 실란트 타이어를 비롯해 항공기 타이어를 전시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베이징(중국)=박찬규 RPM9 기자 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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