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정 감독의 ‘autobye’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영화제 상영작인 단편영화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학생들의 동경을 영화는 담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는 것이 일탈이 아닌 하나의 꿈이며 욕구의 분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영화는 보여준다.
◇ 오토바이를 타고 싶은 학생들의 동경
중고등학교 때 오토바이를 몰고 싶고, 대학생이 되면 차를 운전하고 다니고 싶은 욕구와 동경은 예전부터 학생들이 가진 판타지였다. ‘autobye’는 그런 청소년의 마음을 담고 있다.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을 포함해 학교의 복도를 오토바이를 실제 타고 다닌다면 어떨까? 선망의 대상이 있다는 것은 위험할 수도 있지만 꿈이 있다는 것이고 도전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답답한 삶에서 탈출구를 찾고 싶은 것은 어른들뿐만이 아니다. 오토바이가 일탈의 오브제가 아닌, 탈출의 희망으로 표현한 점은 훌륭한 선택으로 여겨진다. 같은 대상일지라도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는 다양성을 영화가 내포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 오락실 장면과 유사성을 가진 바이크 체이싱
‘autobye’에서 바이크 체이싱을 하는 장소는 마치 오락실 바이크 게임의 장소같이 보인다는 점이 흥미롭다. 오락실에서 바이크 오락기를 타던 장면과 연결돼 바이크 체이싱이 현실적으로 보였다.
‘autobye’에는 많은 바이크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바이크 슈퍼바이저와 자문역 그리고 관련 카페도 함께 했다. 전문가들의 참여는 작품의 콘셉트와 디테일을 모두 높이므로 긍정적이다.
남자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바이크에 관련된 등장인물들은 모두 남자들이었다. 물론 영화 초반에 바이크를 타는 여학생이 언급되긴 했다. ‘autobye’가 바이크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전파한 것은 의미 있게 생각되지만, 남자들만의 전유물로 비치면서 이미지를 한정한 점은 아쉽게 생각된다.
◇ 선생님의 마음에도 청년기의 욕구가 담겨 있다
‘autobye’에서는 학생인 도완(김대건 분)과 래오(전성일 분) 그리고 학주(곽민준 분)가 만드는 케미도 눈에 띈다. 불량스럽게 인지될 수도 있는 바이크를 타고 선생님은 학교 복도를 누비는데, 일탈의 욕구, 남다른 행동을 하고픈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는 것을 표현한 점은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생각된다.
만약 ‘autobye’에서 선생님과 학생, 어른과 청소년의 관계가 바이크를 타지 못하게 막는 쪽과 그를 어기고 싶은 마음이었으면 일탈에 초점이 맞춰졌을 수 있는데, 선생님과 어른도 바이크를 멋지게 타고 싶다는 욕망을 보여줌으로써 욕구와 자유에 무게중심을 뒀다는 점도 주목된다. 영화 제목이 가진 중의적 느낌은 이런 뉘앙스와 연결된다.
학교에서의 체벌 장면은 반복되는데, 등장인물들이 불량학생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점은 바이크를 일탈의 아이콘으로 생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점에서 체벌 장면이 줄었으면 어땠을까 상상해본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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