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쿄모터쇼 침체가 도쿄 오토살롱의 부흥 이끌었다”

발행일자 | 2020.01.15 22:04
[인터뷰] “도쿄모터쇼 침체가 도쿄 오토살롱의 부흥 이끌었다”

올해 38회째를 맞은 도쿄 오토살롱이 지난 1월 10일부터 12일까지 일본 치바현 마쿠하리 메세에서 열렸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튜닝카 쇼로 명성을 이어온 도쿄 오토살롱은 최근 완성차업체들이 신차나 콘셉트카를 많이 출품하면서 침체기를 벗어나 다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쓰다 3와 토요타 GR 수프라 콘셉트, 스즈키 시에라 짐니 픽업 등이 인기를 끌었고, 올해는 토요타 가주 레이싱의 GR 야리스와 마쓰다 CX-30이 눈길을 끌었다.

기자는 최근 도쿄 오토살롱이 열리는 마쿠하리 메세에서 자동차 저널리스트로 활동 중인 오사나이 도모히토 씨를 만나 도쿄오토살롱의 최근 분위기와 한일 관계에 따른 자동차시장의 전망에 대해 들어봤다.


▲도쿄오토살롱이 2000년대 후반에 비해 활기를 띄는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자동차 저널리스트 오사나이 도모히토 씨
<자동차 저널리스트 오사나이 도모히토 씨>

“도쿄모터쇼의 출품차량이 친환경차 위주로 구성되면서 쇼의 재미가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러면서 재미있는 차들이 도쿄오토살롱에 모여들게 됐죠. 도쿄모터쇼에 레이싱 모델이 줄었든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성단체들이 모델들의 복장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죠. 모델만 보러 오는 이들에게는 도쿄오토살롱이 훨씬 재밌어진 겁니다. 관객이 늘어나면서 완성차업체들의 신차 발표도 늘었습니다. 스바루 레보그 스테이션왜건, 다이하쓰 태프트, 마쓰다 CX-30 등이 나왔습니다.”

▲한국에서는 젊은이들이 경제력이 떨어지면서 튜닝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일본도 90년대에 비하면 튜닝 차종이 줄었다는 얘기가 있더군요.

“스포츠카가 특히 줄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를 들 수 있는데, 일단 취미생활이 다양화된 게 가장 큰 이유죠. 특히 레저를 같이 즐기기에 좋은 차에 대한 수요가 늘었어요. 예를 들면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SUV의 인기가 높아졌죠. 튜닝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도 한 몫을 했어요. ‘조폭들이 타는 차’라는 인식이 많아서 과거 같은 인기는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도쿄모터쇼 침체가 도쿄 오토살롱의 부흥 이끌었다”

▲완성차업계도 보면 1990년대 일본차처럼 흥미로운 스포츠카들이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이유가 뭘까요?

“일본인들의 소득이 점점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한 급 아래의 차밖에 살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있습니다. 스포츠카의 가격과 자동차 보험료도 올라갔습니다. 스포츠카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스포츠카는 핸들링 자체를 즐기는 차인데, 그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미니밴 시트를 잘 배치할 수 있을까’ 같은 데 관심이 집중된 상태예요.”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도쿄모터쇼에 참가하려다 취소한 적이 있는데요, 수소전기차 ‘넥쏘’로 일본에 진출할 계획을 알리려 했었죠. 지금은 연기된 상태인데, 만약 넥쏘가 진출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수소충전소는 꽤 구축되어 있지만, 아직까지 수소전기차는 공무원들이 업무용으로 주로 타는 차로 일본인들은 인식하고 있습니다. 일반인이 좋아서 타는 차는 아니라는 얘기죠. 일본차에 대해서도 그렇게 생각하니까 현대차가 넥쏘로 진출한다 해도 고전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좀 시기상조 같아요. 대신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이들은 테슬라 같은 전기차에 관심이 좀 있으니 현대차가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터뷰] “도쿄모터쇼 침체가 도쿄 오토살롱의 부흥 이끌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 때문에 지난해 일본차의 한국 내 판매가 줄었습니다. 향후 전망은 어떻게 보십니까?

“저는 불매운동보다는 일본 업체 자체의 경쟁력을 걱정하는데요, 대표적으로 닛산을 들 수 있습니다. 카를로스 곤이 요즘 화제입니다만, 그가 등장한 이후 닛산의 품질이 안 좋아졌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내장재의 퀄리티가 과거 같지 않죠. 코스트다운(비용 절감)을 추구하다보니 품질이 떨어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 부분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면 좀 나아지겠죠.”
도쿄=임의택 기자 (ferrari5@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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