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ENT 드라마] ‘도깨비’(12-4) 조우진, 이엘, 김병철 캐릭터 분석(3)

발행일자 | 2017.01.13 10:50

◇ 과거에 대한 궁금증은 있으나 과거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인물, 조우진

네 번째, 과거에 대한 궁금증은 있으나 과거가 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다. 시청자와 등장인물이 인지하는 진도는 같다. 이 역할은 조우진(김비서 역)이 해당된다. 김고은(지은탁 역)을 같은 범주에 분류해 넣을 수도 있다.

조우진은 김성겸(유신우 역)의 비서에서 신임 사장으로 승진한다. 오랜 기간 비서였던 것부터 손자인 육성재(유덕화 분)가 있지만 사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보면 뭔가 있을 것 같은 궁금함이 높아진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조우진의 과거가 현재와 연결된다면 중요한 역할을 할 수도 있고, 작은 인연의 고리를 보여줄 수도 있다. 전생에 공유(도깨비 김신 역)를 따르는 충신으로 김민재(왕여 역)의 명령으로 공유의 가슴에 검을 꽂고 자신도 잇달아 죽음을 맞이한 윤경호가 전생에 나라를 구했던 은혜를 현생에서 보답받은 것처럼, 조우진의 과거도 훈훈함을 줄지도 모른다.

조우진은 육성재(유덕화 역)처럼 호기심을 잔뜩 불러일으키고 현생 인간으로만 밝혀지는 작은 반전을 줄 수도 있다. 만약 조우진 또한 작은 반전을 준다면, 육성재가 준 반전이 더욱 개연성 있게 회상될 수도 있을 것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몰랐으나 본인들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인물, 이엘과 김병철

다섯 번째, 시청자들은 처음에는 몰랐으나 본인들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알고 있었던 인물이다. 이엘(삼신할매 역)과 김병철(박중헌 역)이다. 이엘은 자신의 정체를 상대적으로 일찍 커밍아웃했고, 김병철은 후반부에 와서 드라마의 장르를 다르게 인식하게 만들 정도로 섬뜩하게 커밍아웃했다는 차이가 있다.

육성재의 정체가 궁금해질 때 이엘의 역할에 대해 추측하게 됐다는 점에서도, 이엘은 초반 정체에 대한 시청자의 궁금증을 후반 역할에 대한 호기심으로 바꾸면서 등장할 때마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제12회에서 이엘은 추정되던 육성재의 정체뿐만 아니라 육성재의 몸 안으로 신이 들어왔었던 것 자체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줬는데, ‘도깨비’가 최종 마무리될 때 과거와 현재, 신의 세계, 중간계와 인간 세계의 빈틈도 이엘이 설명해줄 것이라는 추측을 할 수 있다.

김병철은 도깨비와 저승사자(이동욱 분)를 파국으로 몰기 위한 계획을 실행함으로써 멀어져있던 과거와 현재를 가깝게 붙이는 역할을 한다. 김병철의 재등장은 갑자기 툭 튀어나온 느낌을 줄 수도 있었지만, ‘도깨비’는 꾸준히 강도를 높여가며 암시를 줬다는 점이 주목된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 과거의 인물, 김소현과 김민재

김소현(왕비 역)과 김민재(왕여 역)는 과거의 인물을 맡았기 때문에 과거신에만 등장한다. 시청자들은 그들이 과거의 인물이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감정과 정서는 드라마의 후반부에 가서야 제대로 알 수 있었다.

단지, 드라마 초반에는 어린 왕의 질투인 것 같았으나 간신의 개입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서서히 알게 되면서 김민재에 대한 마음도 응징의 대상에서 안쓰러움의 대상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런 정서는 김민재의 현생인 이동욱에 기인하기도 한다. 현생의 이동욱을 용서하고 포용한다면, 과거의 김민재를 용서하고 포용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 스틸사진. 사진=tvN 방송 캡처>

‘도깨비’는 김소현의 정서와 유인나(써니 역)의 정서를 처음에는 의도적으로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 추측할 수는 있지만 너무 큰 정확도는 가지지 않게 만들어, 과거와 현재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분리했다.

그러면서, 같은 이에 대한 사랑, 김민재를 향한 김소현의 사랑, 이동욱을 향한 유인나의 사랑에 접점을 둬 시간을 넘어선 사랑을 극대화한다. 과거에 자신을 죽음에 이르게 한 남자를 다시 사랑하는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거부감을 느끼거나 불편해할 수 있는데, 김소현과 유인나의 캐릭터를 분리해 이런 면을 완충하고 극적 긴장감을 고조한다는 점이 돋보인다.

‘도깨비’는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분리라는 드라마의 기본 속에서, 스토리가 과거와 현재를 같이 담고 있을 때 어떻게 캐릭터라이징 하는지를 보여준 교과서 같은 작품이라고 볼 수 있다. 시청자들이 시리즈로 시청할 드라마를 선택하면서 작가가 누군지에 무척 큰 점수를 부여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김은숙 작가가 선물할 ‘도깨비’의 남은 4회가 기대된다.

천상욱 기자 (lovelich9@rpm9.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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